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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어둠속 나홀로 자전거 여행 (해파랑길 15코스 16코스)

상상력사전 2019. 5. 17. 01:19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770km를 걷는 해파랑길.

 

가이드라인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밤에 다니지 마세요, 해파랑길에서 발생되는 사고의 책임은 전부 님 책임임. ㅇㅇ

 

이게 무슨말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무서웠던 15코스 -17코스

 

 

거리상 안 멀어 보이지만  오르락 내리락 꼬불꼬불 산의 반복이여서 거리가 엄청나게 있습니다.

내 생애 베스트 5에 들 정도의 원초적 공포를 느꼇습니다.

 

 

호미곶 ..어릴적 가족가 함께 왔던곳... 어두워 지고 있습니다. 

 

 

 

호미곶 주유소... 시골이니 작습니다.

 

편의점에서 찍은사진.. 솔직히 무작정 여행 온거라.. 호미곶에 찜질방 있을거라 생각하고 왔습니다.

실제로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바로 근처에 있다는 군요. 신이나서 맛있게 밥먹고 찜질방에서 쉴 생각 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와서 온몸이 젖었고 차가운 비바람에 체력적으로도 지쳐 있었거든요

 

밥 다먹고 나왔을때 사진 하나 .. 금방 밤이 되었습니다.

지도상으로도.. 점원 말로도 근처에 찜질방이 있으니  뜨끈하게 찜질할 생각에 룰루랄라 갔습니다.

 

 

 

 

 

 

그런데 계속 왔던곳만  빙글빙글 돌더군요..

 

그러다가 찾았습니다. 문닫힌 찜질방을요.

호미곶 찜질방은 장사 이제 안합니다....

 

 밤은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고...

 

절망의 한컷을 찍고 10초간 멍......

 

 

휴대폰으로 찾아보니 포항 시내에 찜질방이 있다고 합니다.. 돈은 별로 없어서 민박이나 모텔은 못잡고

설마 죽기야 하겟나? 마음으로 가보자..15코스- 17코스 주파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너무나도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포항- 호미곶 길은 

오로지 호미곶 가는사람 빼고 아무도 이용안하는 낙후된 길이 거든요.

 

무서우면 오줌지린다는 말이 개뻥인거 같습니다.

진짜 무서우면 오감이 평소 보다 미친듯이 반응하고 오로지 그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머리속에서 이상적인 생각만 떠오르게 합니다.

 

 

 

사실 15, 16코스는 등산로입니다. 당연하지만 죽고싶지 않아서 도로 따라 갔습니다.

 

호미곶부터 포항까지 길은 아무도 안다니는 도로 입니다. 왜냐하면 이 길은 포항에서 호미곶가는 목적외에는 쓸 이유가 없으니까요. 거기에다가 길이 구불구불길에 산비탈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반복해야 합니다. 

빨간색은 진짜 정신줄 놓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던 한달비문재 고개, 파란색은 호미로 고개인데 중간에 무슨 사이비 종교시설 있어서 와.......

 

 

 

 

 

어두워진 호미곶... 완전 시골이여서  안보입니다.

 

사진으로 안보이는데 초등학생 추정 2명이 지나가더군요.

 

 

 

이거 보고 미칠뻔 했습니다.

진짜 아무것도 안보여요. 15코스는 원래 산인데.. 해안가 도로를 통해서 가기로 결정... 그래도 도로인데 산보다 낫겠지 생각...

 

 

 

 

 

포항 포스코 불빛입니다. 저 불빛이 있는 장소가 포항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안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시간뒤에 깨닫습니다. 엄청난 희망회로로 가도가도 끝이 안보였습니다. 

목표가 보인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가도 가까워 지지않았습니다.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자전거로 4시간 걸렸습니다

 

 

안보이시겠지만 .. 어떤 아저씨 여기서 낚시하고 있었습니다... 담력이 엄청 강하신듯...

마음먹고 누가 뒤통수 후려 갈기고 납치해도 아무도 모르는데 ...

 

교회.. 문제는 주변 어촌들이 거의 폐가여서 그렇지

자전거 플래쉬로 어촌 비추어 보는데 다 폐가여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도로가의 한 집 .. 내부도 보이던데 일가 사진이 있더군요

사진으로 못찍었는데,

여기 중간에 도로가 갑자기 산속으로 가더군요

가다가 오르막길이 있었습니다.

표지판에 오르막이 급하니 자전거 내려서 끌고가라는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차가 하나도 안다닙니다.

가로등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리는 오로지 자전거 끄는소리와 걷는소리(걷는소리가 그렇게 큰소리인지 이제 알았습니다)

빛은 자전거 플래시 뿐

길은 꼬불꼬불 길에 계속되는 오르막길

무서워서 빨리가려해도 금방지쳐서 걸어가야되고

길은 계속해서 오르막길이고

진심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수가 없고

억지로 앞으로 가야되는 상황..

진짜 무서웠습니다.

게다가 내리막길은 급하고 설상가상으로 브레이크는 망가졌고..

결국은 찜질방 도착하고 나중 푹 쉬겠지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설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포스코 불빛.. 한시간 간거 같은데,

포스코 불빛은 아직도 멀게만 보입니다.

 

무슨 나무 자생지 라더군요. 

주변에 차가 정차하고 있어서 용기내고 한 컷 

 

집 딱 하나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어둠뿐..

 

 

포스코 불빛... 왜 가까워 지지 않는 걸까?

 

 

 

어촌... 딱 두집 만 켜져 있고 나머지 집은 어둠뿐.

 

 

이런곳에서 어떻게 사는 걸까요?

 

 

멀리보이는 포스코 불빛... 몇시간 달린거 같은데..

 

중간 중간에 어촌은 많은데,

전부 낙후되었고, 폐가가 많았고,  없어지기 일보직전의 마을이 많았습니다.

왼쪽에 전부 폐가들.

 

 

 

포스코 불빛... 몇시간째 자전거 최고속력으로 달렸는데 전혀 가까워 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겁니까?

 

사진 찍다가 개짖는 소리에 놀래서 잘못 찍힌 사진..

 

중간에 국밥집.... 가족이 밥을 먹더군요

 

길까지 잃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한컷

 

 

모텔....여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무서워서 사진을 많이 안남겨서 그렇지..

 

오르막길....내려가면 또 오르막길..

허벅지 터질것 같았습니다...

무서워서 빨리 달리면 지쳐서 다시 천천히 가게되고.... 

 

드디어 포항 근처에 도착 했는데.. 포항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드디어 계속 불빛으로 보던 포스코 도착

이제야 긴장의 끈을 놓았습니다.

긴장을 놓게 되는 순간에 추위를 느꼈는데

공포로 인해 지금까지 추위를 못느낀것입니다.

 

 

 

포항의 대교 왼쪽으로 가면 경주.. 그리고 양동마을이 나옵니다,

 

 

그토록 멀리서 보이던 포스코 야경 ㅠㅠㅠ

 

 

드디어 도착한..포항 시내..

 

 

 

포항 시내에 와서 찜질방이 있는곳 까지 갔지만.. 거기도 망해서 닫혀있었다는것은 뒷이야기 ....